코로나와 페스트

by 행정본부 posted Sep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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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혼자 있는 시간과 집에 있는 시간이 이전보다 많아졌다. 시간이 많아짐으로 생각 또한 많아지는 시기이다. 여러모로 작금의 사태는 기독교인들에게 많은 시련이 따르는 시기인 것 같다. 유례없었던 현재의 비대면 예배와 모임은 지금까지 ‘모이기를 힘쓰라’는 모토에 따라 신앙을 영위해온 우리 신앙의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되기 때문이며,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를 통해 교회라는 공동체의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는 ‘예배는 기독교회의 본질’이라며 대면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도 있다는 소식도 왕왕 들리곤 한다.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이 위기를 받아들여야 할까. 이런저런 생각 중에 하나님께서 깨닫게(정확히는 생각나게) 해주신 내용이 있다. ‘유세비우스의 교회사’에 기록된 내용의 일부(기원후 200년경 알렉산드리아의 감독 디오니시우스의 글 중에는 당시 창궐했던 페스트에 관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인데 초대교회에 전염병(페스트)이 창궐했을 때 당시 교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일반적인 생각과 행동이 담겨있다.


“페스트의 공격이 임하였을 때 그 무엇보다 두렵고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이었으며, 모든 희망을 초월하는 재난이었지만 우리에게는 결코 그러한 특성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연단하고 훈련하는 수업에 불과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우리 형제들은 넘치도록 큰 사랑과 형제애를 발휘하여 자기 목숨을 아끼지 않았고 서로를 의지하며 끊임없이 병자를 돌보았고 …(중략)… 다른 사람들과 이웃에게서 그 병에 전염되었으면서도 자원하여 환자들의 입에 음식을 넣어줌으로써 …(중략)… 많은 형제들이 다른 사람들을 치료하고 건강하게 해주고는 자기들은 죽었습니다.”


‘전염병 또한 하나님이 우리(교회)를 연단하고 훈련하는 수업에 불과했다는 것’이 초대 교인들의 신앙고백이었다. 우리 또한 코로나가 하나님이 교회에게 주신 시험임을 알고 현재의 고난과 어려움을 인내하며 이겨내야 할 것이다. 또한, 초대교회는 죽음이라는 전염병 앞에서도 넘치는 형제애를 교회와 세상 가운데 드러낸 것처럼, 넘치지는 못할지라도 교회와 사회 앞에 형제애를 실천하고 있는지 우리 모두 자문해 봐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 지친 영혼들을 돌보는 것은 우리에게 맡겨진 사랑의 의무임을 깨달아 실천해야 한다.


교회는 사회를 선도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는 이 세대에서 걱정과 문제를 야기하는 교회가 아닌 넘치는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책임져야 할 사랑이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우리의 시간과 생각을 형제, 자매들에게 조금 더 나누어주고 기도하며 온라인으로 더 자주 안부를 묻는 그러한 대학·청년들이면 충분하다. 부디 코로나 시대에도 넘치는 사랑과 은혜를 실천해 나가는 우리 자랑스러운 성락교회 대학·청년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2020. 9. 20. 담당목사 박원영